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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묵상과 신앙생활/성경묵상 (순수 성경 구절 묵상)

편견을 넘어 바라본 이란 친구 벤 - 야고보서 2장 1절

편견을 품고 마주했던 이란 친구 벤(가명). 그러나 그 만남을 통해 깨진 편견과 마음의 변화, 그리고 편견이 없으신 하나님을 경험한 하루. 이란 여성 인권 이야기와 말씀 묵상, 편견 없는 대화의 지혜까지 담긴 따뜻한 기록.

이란의 노루즈(Nowruz)" 또는 새해맞이 상차림과 아보카도 씨앗 화분, 그리고 이란 출신 그래픽 디자이너 벤(가명)이 꾸민 정갈한 캐나다 집 내부 모습. 문화와 예술, 식물, 일상의 조화가 담긴 따뜻한 공간.

《편견과 우정》

함께 길을 걷는다.
살아온 걸음은 다르고
말해온 언어도 다르지만
보폭을 맞추어 함께 걷는다.

 

문이 열린다.
편견으로 굳게 닫혔던
고정되었던 문이
따뜻한 온기로 활짝 열린다.

 

아무 생각 없이
먹다 버릴 수 있는
아보카도 씨앗인데
가만히 물속에 뿌리를 내려
사랑이라는 흙 속에 조용히 안긴다.

 

열린 마음이 되어
푸른 잎으로 자라난
편견이라는 이름의 아보카도는
공정함이라는 싱싱한 잎으로
다시 태어났다.

 

크기도 다르고
모습도 다르지만
살아온 세월처럼
함께 놓여 자라고 있었다.

 

가만히 바라보니
너도 한 열매에서 나왔구나.
편견이 사라진 자리에
우정이 조용히 피어나기 시작했다.

 

오늘 업무를 마친후, 이란 친구 벤(가명)과 함께 퇴근길에 걷기로 했었다. 날씨는 0도였지만, 마음도 몸도 따뜻하게 느껴졌다.( 0도가 따뜻하다니 ...... 이제 캐나다의 겨울에 적응이 된것이지 ^^ )  그렇게 걷던 길 끝에서, 우리는 벤의 아파트 입구에 다다랐고, 평소에 궁금했던 그녀의 삶이 문득 더 가까이 느껴졌었다.

이란이라는 나라는 나에겐 사실 많이 낯설다.난 사실 이란에 대해 별로 아는 것이 없었다. 단지 무슬림, 테러, 여성평등 이라는 단어들이 떠올랐던 것도 잠시, 벤이 나에게 보여준 친절과 따듯함에 처음 느꼈던 좁다란 편견은 우리가 함께 일하는 동안 조금씩 사라져 갔다. 

 

오늘 벤은 나에게 조심스레, 그러나 솔직하게 그녀의 삶과 그녀의 나라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다. 벤은 30초반이고 나는 40대후반이다. 우리는 나이도 문화도 다르지만 친구처럼 이야기를 나눴다. 아니 사실 폭풍 수다였다. 그녀는 예전 이란에서 컴퓨터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했고, 꽃 장식과 쿠키를 만들어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재능 많고 부지런한 여인이었다. 무엇보다 그녀의 집 안 곳곳에 가득한 식물들—특히 먹고 난 아보카도 씨를 키워낸 화분—은 나를 감탄하게 만들었다. (나는 화분을 키우기만 하면 죽이는데 ㅎㅎ)

 

집이 지저분하지 않을까 걱정했던 내 안의 편견은,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모두 무너져버렸다. 모던하고 깨끗하고 정돈된 그녀의 삶 속에서 나는 오히려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3시간 넘게 앉아 베이커의 일상과 캐나다의 삶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2시간쯤 지났을까 내가 조심스러워 묻지 않았던 이란의 상황에 대해 벤이 뜻밖에 입을 열었다.그녀가 이란 여성들의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녀는 말했다. “In my country, women have no freedom. Not in the past, not even now.” 그리고 덧붙였었다. “I'm sorry for talking about this…”

그녀는 내게 40~50년 전 이란 여성들이 자유를 위해 싸웠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수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고, 최근에야 조금씩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고 했다. 특히 2022년, 히잡 착용 문제로 체포된 후 숨진 마흐사 아미니 사건 이후, 여성들은 다시 거리로 나서며 '여성, 삶, 자유(Woman, Life, Freedom)'를 외쳤다고 한다.

이란 여성 인권 운동은 단순한 사회 운동이 아니라 생존의 몸부림이었다.억압적인 종교 법률과 정치적 통제 속에서도 여성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포기하지 않았고, 이는 세계적으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들의 투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며, 많은 이들이 이란 여성의 용기를 지지하고 있다고 한다. 

그녀의 이야기를 조용히 듣던 나는 나즈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This just isn’t fair. Every one of us deserves to be loved and respected.”

순간 나는 하나님을 새롭게 만났다. 이전엔 전혀 알지 못했던 무슬림 여성의 고통, 억압받는 사람들의 현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런 벤을 내 앞에 보내주시고 내 마음속 편견을 녹여주신 하나님을 만나는 순간이였다. 

 

그분은 편견이 없으신 하나님이셨다. 

 

사무엘상 16장 7절 말씀처럼,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는 말씀이 생각이 났다.

하나님은 오늘 민족과 종교 문화를 넘어 한 사람의 중심을 보게 해주셨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따뜻함, 부지런함, 열정, 노력 그리고 사랑이 있었다. 

벤이 이란 특유의 커피포트에 끊인 블랙티를 함께 마셨다. (사진에서 처럼 주전자의 모양이 특이했다.) 

벤의 따듯한 마음이 전해지는 향긋한 홍차였다. “Wow, this tea tastes amazing!”

 

그리고 오늘 내가 쓰리김의 성경맛집에서 나누고 싶은 말씀은 야고보서 2장 1절이다. 

야고보서 2장 1절 영한 성경이 펼쳐져 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을 믿는 믿음을 가진 너희는 사람을 차별하여 대하지 말라."
“My brothers and sisters, believers in our glorious Lord Jesus Christ must not show favoritism.” James 2:1 (NIV)

 

 

오늘 대화를 통해 야고보서 2장 1절 말씀이 더 깊이 다가온다.

 

심리학자들은 '편견'이란 것이 타인을 알기 전에 만들어진 감정적 판단이라고 말한다.

사회심리학자 고든 올포트(Gordon Allport)는 그의 책 『편견의 본성』에서

"편견은 한 개인에 대해 실제 정보 없이 미리 내리는 판단이다"라고 정의했다.

그리고 편견을 줄이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서로 다른 집단 간의 긍정적 만남과 대화"라고 강조했다.

 

오늘 벤과의 긍정적 만남 속에 하나님이 함께하고 계셨음을 경험했다. 

 

 편견 없이 대화하는 법 (생활 속 팁)

이 팁들은 사회심리학, 상담학, 다문화 커뮤니케이션 이론에서 실제로 강조되는 핵심 원칙들을 바탕으로 정리한 것이다.  예를 들어, 심리학자 고든 올포트(Gordon Allport)는 『편견의 본성(The Nature of Prejudice)』에서 "편견을 줄이기 위한 가장 강력한 방법은 서로 다른 배경의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만나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경험"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상담학에서는 열린 질문과 경청을 통해 상대를 알아가고, 비판보다 공감을 우선하는 태도를 강조한다. 

  • 먼저 상대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다. (적극적 경청)
  • "나는 잘 몰라"라고 말하는 용기를 갖는다. (겸손한 태도)
  • 상대의 문화나 배경에 대해 사전 정보를 찾아본다. (문화적 민감성)
  • 판단보다 질문을 먼저 던진다: "이건 어떤 의미예요?", "왜 그렇게 하세요?" (열린 질문)
  • 대화를 통해 서로 배우는 과정이라는 태도를 잊지 않는다. (성장의 기회로 보기)

내가 누린 이 은혜와 감동을, 내 자녀들과 가족도 함께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아마도 다른 시간 비슷한 상황속에서, 동일하게 차별없는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게 되리라고 믿는다.

 

벤은 나에게  ‘이란인’이라는 어떤 집단의 대표가 아니라,

꽃을 사랑하고,

쿠키를 만들고,

미래의 자신의 아이를 위해

자유를 찾아온 한명의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한 사람을 통해 하나님은 내 안의 벽 하나를 무너뜨리셨다. (편견의 벽)


 묵상과 적용

오늘 쓰리김에게  주신 말씀은, 하나님은 외모나 민족, 종교의 겉모습이 아니라 ‘중심’을 보신다는 것이다. 내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겉모습이나 배경으로 판단했는지 돌아보게 되었고, 그런 편견을 깨는 나의 삶의 자리에 하나님은 나와 늘 동행하고 계셨다.

 

오늘 하루, 내가 만나는 모든 이들을 편견 없이 열린 마음으로 마주 할수 있기를 

그 시선 속에서 누군가도 오늘 내가 만난 편견과 차별이 없으신 하나님을 경험하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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