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따뜻한 커피를 한 잔 들고 눈 내리는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흩날리는 눈발 사이로 오늘 하루의 피로가 스르르 녹아내리던 그때,
큰딸(쓰리원)이 조용히 다가와 내 어깨를 안았다. 잠시 뒤, 작은딸(쓰리투)도 내 등 뒤로 와서 팔을 감쌌다. "엄마... 엄마..."
아이들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날 부르던 그 목소리엔 말로 다 하지 못할 지침과 슬픔이 묻어 있었다. 마음속으로 조용히 시를 써내려 간다.
소망의 기포
하늘의 제빵사는
오늘도 반죽을 한다.
하나는 동그랗게,
하나는 길쭉하게.
이스트가 숨을 쉬며
조용히 기포를 만든다.
동그란 반죽은 힘들다며 찌그러지고,
길쭉한 녀석은 몸을 베베 꼰다.
멋진 빵을 기대하던
예쁜 아이들,
불안한 눈빛으로
오븐 문을 자꾸 들여다본다.
발을 동동 굴러보지만
발효의 긴 시간 없이는
소망의 기포는 피어오르지 않는다.
하늘의 제빵사는
쉬지 않고 손을 움직인다.
눈에 보이지 않는 기포 속에
소망을 불어넣기 위해.
조금만 기억해 줄래?
너희는 지금,
하늘의 시간 속에
아름답게 빚어지고 있는 중이란 걸.
학업 스트레스 속, 소망을 붙잡는 법
쓰리원과 쓰리투는 겨울이 긴 학교생활, 진로 고민, 외로운 타지에서의 삶 속에서도 투정한번 없이 늘 해맑게 감사와 기쁨을 맛보며 나름대로 성실하게 살고 있다. 하지만 아주 가끔씩은 감당하기 힘든 학업의 무게로 어려움을 호소한다. 엄마인 나는 아이들의 이 긴 싸움을 바라보며 무기력해지기보다, 오히려 더 깊은 위로와 지혜를 찾게 되었다.
그때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말씀을 오늘 쓰리김의 성경맛집을 통해 나누고 싶다.
"다만 이뿐 아니라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 소망이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아니함은 우리에게 주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은 바 됨이니." – 로마서 5:3-5
두 딸들에게 , 기대보다는 소망으로
쓰리원아, 예전에 엄마는 기대가 컸단다. 물론 기대 이상일때도 많았지만.. 하지만 이제는 안다. 기대는 내 힘을 의지하게 만들고, 결과에 따라 기뻐하거나 낙심하게 한다는 것을... 쓰리투야, 세상을 살아갈힘은 기대보다 소망에서 나온단다.
기대는 나와 너의 성과를 바라보지만,
소망은 하나님의 일하심을 기다린다.
기대는 나와 너를 비교하여 지치게 만들지만
소망은 특별한 나만의 길을 찾아 나서게 한다.
기대는 하늘의 반짝이는 단하나의 큰별을 품게하지만
소망은 무수히 많은 소중한 별하나의 귀중함을 알게한다.
기대는 걱정과 불안을 가져오지만,
소망은 인내와 평안을 가져다 준다.
기대보단 언제나 소망이 기쁨이다.
소망의 핵심은 감사와 기쁨이란다.
너희가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도 바로 그 발효의 시간이라고 믿는다. 겉으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 같지만, 하늘의 제빵사이신 하나님은 너희 안에서 소망의 기포를 조용히 불어넣고 계신단다.
딸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뇌과학이 말하는 회복의 지혜
실제로 스트레스가 많을 때 뇌의 전두엽 기능이 떨어진다는 건 과학적으로도 입증된 사실이더구나 이때 가장 효과적인 회복 방법은 억지로 더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쉬는 것이란다.
햇빛을 받으며 산책하기 → 세로토닌 분비 증가 (쓰리원~~ 가끔은 폰을 두고 산책을 가렴)
짧은 낮잠 → 기억력 & 학습 능력 향상 (쓰리투~~ 너무 많이 자면 곤란해 ㅎㅎㅎ)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 → 스트레스 호르몬 조절 ( 얘들아 ~ 잘 먹고 운동 열심히 하자!)
쉬지 않고 공부하는 것보다, 잠시 쉬며 뇌를 회복시키는 것이 오히려 집중력을 더 높여준단다. (조금 쉬었다 하렴^^)
부모된 나의 태도가 중요한 이유
엄마가 아이들을 향해 조급한 기대의 눈빛으로 바라볼 때, 아이들은 "더 잘해야 해"라는 압박 속에서 점점 지쳐간다.
하지만 엄마가 하나님을 바라보며 소망을 품고 기다릴 때, 아이들도 숨을 쉬고 자신을 믿을 수 있는 힘을 얻는것 같다.
아이들을 바라보지 않고 창밖을 바라보니 아이들이 내 뒤에 와서 나를 안아준다. 그것으로 너무 충분했다.
빵을 급히 구우면 속은 설익고, 겉은 딱딱해진다. 어떤 빵은 부풀어 오르지 못한다.
기다림이 있어야 보기 좋고 부드럽고 따뜻한 빵이 되듯, 아이들도 시간 속에서 천천히 피어나야 한다.
딸들아, 길게 이야기 하면 잔소리가 되겠지?
쓰리원, 쓰리투! 엄마는 오늘도 너희를 보며 기도한단다.
하나님이 오늘도 너희 안에 보이지 않는 기포를 심고 계신다는 것을, 지금 이 시간도 하나님의 손 안에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길 바래^^
기대는 내려놓고, 소망을 단단히 붙들자.
너희는 지금 그 모습 그대로 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워 그리고 천천히 더 아름답게 빚어지고 있는 중이니까 감사로 기뻐하자^^
에필로그 – 크림빵의 위로
잠시 후, 퇴근한 아빠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50% 할인이라서 사왔어!"라며 들고 온 건 달콤한 크림빵이다. 하하하
피곤하고 지친 하루였지만, 식탁에 둘러앉아 크림빵을 나눠 먹는 그 순간, 우리 가족의 얼굴엔 다시 웃음이 번졌다.
삶은 늘 완벽하진 않지만, 이런 작고 따뜻한 장면들이 바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일상의 소망이 아닐까.
🔗함께 읽으면 좋은글
다시 내린 눈 위에 https://seungriwithgod.tistory.com/33
다시 내린 눈 위에, 말씀은 내린다
“다시 내린 봄눈, 그리고 내리는 말씀. 이사야 55장 묵상을 통해 지금 이 시간이 선물임을 깨닫다.”3월말 봄날의 아침, 조용히 창밖을 보았다.하얀 눈이 소복이 내려 세상을 덮고 있다.마치 하
www.seungriwithgod.com
볼타렌과 신앙의 상식 https://seungriwithgod.tistory.com/32
볼타렌과 신앙의 상식 | 요한복음 1장 14절, 삶에서 드러난 위로
"손등 통증으로부터 시작된 작은 위로의 순간. 볼타렌 크림을 바르며 떠올린 요한복음 1장 14절, 그리고 상식적인 믿음에 대한 묵상. 말보다 삶으로 전하는 신앙 이야기를 나눕니다." 예전에는 내
www.seungriwithgod.com
아침 루틴 말씀 묵상 https://seungriwithgod.tistory.com/31
아침 루틴, 말씀 묵상, 그리고 커피 타이밍의 지혜|이사야 50장 4절과 함께 시작하는 하루
"이사야 50장 4절 말씀과 함께하는 아침 루틴. 새벽 기상, 건강한 수면 패턴, 커피 타이밍, 그리고 말씀 묵상이 어우러진 은혜로운 하루의 시작을 경험해보세요." 오늘 아침에도
www.seungriwithgod.com
'성경 묵상과 신앙생활 > 일상 속 신앙 적용 (성경 묵상을 일상과 연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실수한 날, 하나님은 나를 알고 계셨다 – 시편 139편 묵상과 은혜 (99) | 2025.04.08 |
---|---|
[슬픔을 덮는 달콤한 화관]크로와상 도넛 데코와 이사야 61장 3절, 그리고 허리 통증 회복 이야기 (60) | 2025.04.06 |
엑스트라 한 조각,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삶 속의 제사 (79) | 2025.03.25 |
Unexpected Grace in My Baker Life (49) | 2025.03.24 |
"마음을 담아내다, 빵을 담듯이" (46) | 2025.03.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