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라떼 과자에서 시작된 하루 묵상. 흑백요리사, 가나의 혼인잔치, 그리고 매일 부어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의 맛을 시와 함께 풀어냅니다.
얼마전 퇴근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한인마트에서 장을 보다가 문득 눈에 들어온 과자들의 이름 "밤맛, 밤라떼, 밤티라미수... "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남편이 사온 과자들도 전부 밤 맛 시리즈였다. 사실 나는 과자를 그리 즐겨 먹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같이 일하는 외국인 동료들에게 한국 과자 맛을 보여주려고 오늘 아침에 몇 개를 가져갔었다. 포장지에는 "Chestnut Latte Flavor"라고 쓰여 있었고, 모두가 고개를 갸웃했다.
나도 한입 먹으며 생각했다. “언제부터 밤맛이 유행이었지?” 집에 와서 쓰리원에게 물었다. “요즘 왜 이렇게 밤맛 과자가 많아?” 그랬더니 쓰리원이 대답했다. “엄마, 그거 흑백요리사 때문이야. 권성준 셰프가 만든 밤 티라미수가 화제였거든.”
아~~! 그래서였구나. 나도 얼마전에 흑백 요리사라는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본적이 있다. 유행은 그렇게 찾아오는구나. 한 입의 맛, 한 장면, 한 마디에서 시작된 것이 이윽고 모든 마트와 카페를 채우고 말았구나. 그게 바로 문화의 맛이다.
"문화의 맛" 그 순간, 문득 가나의 혼인잔치 이야기가 떠올랐다.
요한복음 2장 – 물이 포도주가 된 사건 이다. 잔칫집의 포도주가 떨어졌을 때, 예수님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물이 포도주로 바뀌는 표적을 행하셨다. 이 사건은 예수님이 누구이신가를 보여주는 기적 이였다. 그리고 사람들이 놀랄 만큼 가장 좋은 포도주를 마지막에 주셨다.
오늘 쓰리김의 성경맛집에 나누고 싶은 말씀은 바로 요한복음 2장 10절말씀이다.
“사람마다 먼저 좋은 포도주를 내고 취한 후에 낮은 것을 내거늘 그대는 지금까지 좋은 포도주를 두었도다.” (요 2:10)
사람들은 처음이 제일 좋다고 말하지만, 주님은 끝에 더 좋은 것을 남겨두신 분이셨다. 그런데 나는 그 말씀을 이렇게 받아들이고 싶다. 예수님께서 준비하신 은혜는 처음도 좋고, 끝도 좋고, 매일 매일도 좋다. 왜냐면 주님이 오늘도 내 잔에 부어주시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은 이 시로 시작하고 싶었다.
하늘의 맛
맛이 좋은가?
그저 좋지
뭐가 그리 좋은가?
처음부터 좋은가?
바닥난 줄 알았는데
이리 맛이 좋을 줄은 미처 몰랐지
기다림의 이야기가 있으니
참 맛이 좋구나
하늘의 왕이 오셨다네
그 잔을 나도 들 수 있다면
자꾸만 생각이 나는 맛
상상만해도 즐거운 맛
처음도 좋은 맛
끝도 좋은 맛
지금도 좋은 하늘의 맛
문화의 맛과 은혜의 맛
밤라떼 과자 하나에도 사람들은 유행을 만들고, 추억을 넣고, 이야기를 담는다. 그것이 문화의 힘이고, 문화의 맛이다. 하지만 하늘의 왕이 주시는 그 잔은 유행으로 오는 것이 아니라 침묵과 기다림의 이야기 끝에서 조용히 나의 손에 들려진다. 그건 '은혜의 맛'이다.
사람의 문화는 먼저 좋은 걸 내고, 시간이 갈수록 흐려지지만, 주님은 처음도 좋고, 끝도 좋고, 지금도 좋은 것을 내 잔에 넘치 도록 부어 주신다. 오늘, 나는 밤맛 과자 속에서 유행을 넘은 은혜의 향기를 느꼈다.
사람들은 이야기 한다 "언젠가는 더 좋은 맛을 보게 될 것"이라고 하지만 쓰리김은 이렇게 말하고 싶다. 인내와 기다림의 이야기 속에서도 내 잔은 “지금도 충분히 좋은, 하늘의 맛 ” 을 품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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