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박국 3장 17-19절 말씀을 중심으로 산불 재난과 고난 속에서 하나님께 던지는 질문과 믿음의 찬양을 엮은 신앙 에세이. 거룩하신 이를 향한 시적 기도와 함께, 질문에서 찬양으로 나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산불 뉴스 앞에서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내가 살던 마을도 아니었고, 아는 사람 하나 없지만 화면 속 사람들의 무너진 눈빛에 내 마음 한 켠이 같이 타들어갔다.
삶을 걸고 지은 집, 정성껏 가꾼 마당, 가족의 역사가 깃든 물건들…
모두가 재가 되어 사라졌다는 현실 앞에서 그저 “왜요?”라는 질문밖에 나오지 않았다.
불길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2024년 7월, 캐나다 앨버타 주의 재스퍼 국립공원에서 시작된 산불도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이로 인해 25,000명 이상의 주민과 관광객이 긴급 대피했고, 마을의 358채 건물이 소실되었다.
광활한 자연과 함께 살아가던 이들의 삶의 터전이 한순간에 사라져버린 것이다.
2025년 3월, 대한민국 경상북도 의성군에서 시작된 산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안동시와 청송군으로 확산되었다.
이로 인해 최소 27명이 목숨을 잃고, 수만 명이 대피했으며, 수많은 문화재와 가옥이 불에 탔다.
특히, 천년 역사를 지닌 고운사와 같은 사찰도 피해를 입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런 일은 산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누구보다 성실하게, 바르게, 선하게 살아온 이가 갑작스러운 병이나 사고로 하루아침에 쓰러진다. 기도하며 말씀대로 살려 했던 이들이 벼랑 끝에 몰리고, 오히려 불의하고 욕심 가득한 사람들이 아무 일 없이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본다.
그럴 때 사람들은 내게 묻는다.
이러한 재앙 앞에서 사람들은 묻는다.
“왜 하나님은 이런 걸 그냥 두실까?”
“선하게 살면 복 준다면서?”
“하나님은 정말 계신 걸까?”
나는 그 물음 앞에서 때로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고, 때로는 말씀으로 위로하려 애썼지만 마음처럼 사람을 다 이해시키기는 참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나도 하나님께 묻기 시작했다. 기도 중에, 글을 쓰다가, 침묵 속에…
“하나님, 도대체 왜요?”
그 질문의 끝에서 만난 한 사람은 하박국 선지자였다.
그는 내 대신, 혹은 나처럼 하나님께 따지고, 항의하고, 기다리다가 결국에는 이렇게 고백했다.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못하고…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리로다.” (하박국 3:17-18)
그 고백 앞에서 나는 울듯이 웃었다.
오늘 내가 쓰리김의 성경맛집에서 나누고 싶은 말씀은 바로 그다음 절, 하박국 3장 19절이다.
"주 여호와는 나의 힘이시라
나의 발을 사슴과 같게 하사
나를 나의 높은 곳으로 다니게 하시리로다." (하박국 3:19)"The Sovereign LORD is my strength;
he makes my feet like the feet of a deer,
he enables me to tread on the heights." (Habakkuk 3:19, NIV)
왜 하박국은 '사슴의 발'을 언급했을까? 왜 하필 사슴일까 궁금하다.
고대 이스라엘에서 사슴은 가파르고 험한 산악 지형에서도 균형 있게 뛰고 달릴 수 있는 민첩한 동물이었기 때문이다.
즉, 하박국은 고난이 없는 삶을 약속받은 것이 아니라,
험하고 위태로운 삶의 길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믿음으로 걷게 하시는 하나님을 고백한 것이다.
현실은 바뀌지 않았지만, 그는 이제 그 현실 위를 사슴처럼 가볍게, 당당하게, 믿음으로 걷게 된 것이다.
질문에서 찬양으로. 그게 바로 믿음의 여정이구나. 그게 바로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구나.
나 쓰리김은 지금, 그 여정의 첫머리에 서 있다.
그리고 이 글은, 질문으로 가득한 사람들에게 찬양으로 나아가는 길이 있다는 걸 말해주는 시작이 되기를 바라며 거룩하신이를 찾는 시를 써 내려간다.
거룩하신이여
거룩하신 이여
거기 계시니이까?
정결하신이여
마음속에 계시나이까?
이 마음에만 계시나이까?
저 마음에는 아니 계시나이까?
여기, 지금 계시나이까?
법이 무너지고
정의가 타버렸고
악인들이 의인을 밀쳐내는
그런 시대가
꼭 지금뿐은 아니올진대
늘 계시던 그 곳에
그저 계시나이까?
반복되는 교만과
정직하지 못함에
정결하신 이는
등 돌리고 계시나이까?
저들이 묻사오니
대답할 길이 없나이다.
바다와 같이 깊은 사랑과,
산과 같이 높은 은혜와,
눈과 같이 깨끗한 은총을
내려 주시옵소서.
물이 바다를 덮듯이,
타오르는 불을
하늘의 은혜로 덮어주시고,
온 땅이 잠잠하게 하소서.
정결하신 이가 말을 타고,
바다의 큰 파도를 밟고 서 계심을
온 천지가 알게 하소서.
나의 마음이
당신께 향하오니,
나의 찬양이 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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