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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나의 치료자 – 캐나다 병원 시스템에서 체험한 기다림과 회복의 은혜

쓰리김 2025. 4. 11. 08:29

캐나다 병원 시스템 속 기다림, 따뜻한 환대, 그리고 딸과 함께한 하루. 여호와 라파의 말씀을 묵상하며 마음과 몸이 함께 회복된 경험을 나눕니다.

캐나다 알버타 주의 Cross Cancer Institute 외관과 병원 내부 풍경 – 따뜻한 병원 시스템과 회복의 경험을 담은 하루보

 

봄날의 시원하고 맑은 아침, 큰딸 쓰리원과 함께 Cross Cancer Institute를 찾았다. 오늘은 전문의 상담을 예약한 날이여서 병원 입구 앞에서 사진을 한 장 찍었다. 햇살이 따뜻하게 비추는 건물 앞에서 우리는 이 건물의 이름을 다시 한 번 곱씹었다. Cross Cancer Institute

 

병원(hospital), 클리닉(clinic), 인스티튜트(institute).

쓰리원아 여긴 병원 같은데 왜 이름을 인스티튜트라고 했을까? 이 세 가지는 어떻게 다를까?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작은 목소리로 질문을 주고받았다. 역시 캐나다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딸이 아래 3기관에 대해 이렇게 나에게 설명했다.

 

Hospital은 입원과 수술, 응급실을 포함한 전반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종합병원이고,

Clinic은 짧은 외래 진료를 받는, 주로 동네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개인 병원이고,

Institute는 특정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곳으로, 치료와 연구가 함께 이루어지는 의료기관이래 

 

Cross Cancer Institute는 암을 전문으로 다루는 '연구 중심 병원'으로, 전문의 진료뿐 아니라 각종 검사와 교육, 연구까지 진행하는 곳이다. 그래서 오늘처럼 전문의를 만나기 위해 오랜 시간 대기하는 것도 흔한 일이라고 한다.

 

우리는 아침 일찍부터 움직였다. 병원으로 가기 전, 전화를 통해  예약을 다시 한번 확인했고, 병원에 도착해서는 접수를 마친 뒤 전문의 진료 대기실 앞에 앉았다. 그곳에서 진료 전 검사지 작성지를 받아들고 꼼꼼히 기입했다. 기다림은 오래 걸렸지만, 병원 안의 공기는 의외로 따뜻했다.

 

간호사들도 하나같이 친절했고, 나의 이름을 또박또박 불러주며 진심 어린 미소로 맞이해 주었다. 의사와의 상담 전에 차분하게 질문을 해주며, 내 말 하나하나를 집중해서 들어주었다. 병원 안의 이런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마음이 많이 누그러졌다. 

 

이 모든 검사와 진료는 전액 무료였다. 대기 시간이 길어 불편할 수 있지만, 그 모든 과정이 경제적 부담 없이 이루어진다는 점은 정말 감사할 일이었다. 병든 자에게 치료의 기회를 조건 없이 제공한다는 이 시스템은, 기다림이 주는 인내의 무게만큼이나 은혜로 다가왔다.

 

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직원 한 분이 다가와 “오렌지 주스나 쿠키 필요하세요?”라고 다정하게 물어본 장면이었다. 이곳에선 환자들이 기다리는 동안 마음의 긴장을 풀 수 있도록 작은 배려들을 하고 있었다. 딸과 나는 그 순간, 문득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엄마, 우리는 그냥 건강 확인차 왔지만, 진짜로 힘들고 아픈 사람들은 얼마나 많이 기다릴까…”

 

그렇다. 나는 단순한 갑상선 수치 확인과 약 처방을 위해 이곳에 왔지만, 이곳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훨씬 더 큰 병, 더 복잡한 절차를 통과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캐나다의 병원 시스템은 누구나 무상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기다림이 길어지고, 전문의 한 명을 만나기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일도 드물지 않다. 오늘 내가 만난 갑상선 전문의 역시, 1월부터 피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시작한 뒤 패밀리 닥터와 상담하고 전문의 병원에서 온 예약전화를 확인한후에 모든 패키지를 이메일로 받고 상담 일주일전에 또 다시 피검사를 실험실에서 진행하고  4개월 만에야 겨우 만난 분이었다.

(적는건 2줄이지만 나에게는 엄청 길었던 여정...휴~)

 

하지만 그 한마디—“결과는 괜찮습니다”—는 지난 수개월의 불안과 고민을 말끔히 씻어주었다. 내가 그동안 얼마나 음식을 조심하고 생활 습관을 정비하고 기도했는지를 떠올리며, 나는 마치 예수님이 직접 “괜찮다”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느껴졌다.

특히 감동적이었던 것은 의사 선생님이 우리 딸에게 “전공이 뭐예요?” 하고 따뜻하게 물어봐 주신 순간이었다. 딸이 “Nutrition and Food Science”라고 대답하자, 선생님은 “그 전공 하는 친구들 많아요! 우리 기관에도 그 전공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좋은 선택이에요”라고 격려해주셨다. 딸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피어났고, 병원을 나선 뒤 딸은 이렇게 말했다.

“엄마, 나도 이런 곳에서 사람들을 돌보고, 치료하고, 연구하는 일에 동참하고 싶어.”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오늘 이 경험이 우리 딸의 마음에 얼마나 선한 영향으로 남을까.’ 그녀가 걷게 될 길에 오늘의 이 하루가 한 조각 빛으로 더해지길 소망한다.

 

병원을 나서며 나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예수님은 나의 치료자.” 오늘 쓰리김의 성경맛집에서 내가 나누고 싶은 말씀 

출애굽기 15장 26절에서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출애굽기 16장을 펼쳐놓은 한영 성경 – 여호와 라파 하나님의 약속을 묵상하며 형광펜으로 밑줄 그어진 말씀

“나는 너희를 치료하는 여호와임이라.”

이 말씀은 이스라엘 백성이 마라에서 쓴 물을 만나 고통 가운데 있을 때, 하나님께서 쓴 물을 단물로 바꾸시며 하신 약속이다. 단순한 물의 변화가 아니라, 하나님의 성품—치유하시고 회복시키시는 여호와 라파(Yahweh Rapha)를 드러내는 선언이었다.

 

나는 오늘 병원에서 어떤 치료도 받지는 않았다. 단지, “괜찮다” 그리고 6주후 피검사를 진행하고 결과에 별 이상이 없다면 오늘 처방전 그대로 1년치 약을 복용하고 1년후에 다시 초음파와 검사를 보기로 했다. 하지만 그 말은 나에게 병 이상의 무게로 다가왔던 불안과 걱정을 치료했다. 내 영혼의 깊은 곳까지 닿은 그 평안은 오직 주님만이 주실 수 있는 것이었다.

 

병원에서 나와 쓰리원과 점심을 먹었고, 딸은 도서관으로 향했다. 나는 약국에 들러 처방전을 내밀었지만, 약사는 바빠서 내일 다시 오라고 했다. 신지로이드 같은 기성 약조차 그날 받을 수 없는 현실에 잠시 웃음이 났다. “그래, 캐나다에서의 병원 시스템이 이렇지…”  내일 퇴근하고 약을 찾으로 오기로 약사와 시간 약속을 정하고 약국문을 나왔다. 

 

오늘 약을 바로 받지 못해서 조금 허탈 했지만, 마음은 여전히 평안했다. 발걸음도 가볍게 집으로 향하며 

그 마음으로 오늘, 나는 이 시를 쓴다. 

예수, 나의 치료자

 

아픔이 머문 자리

기다림에 지친 자리

그곳엔 언제나 고통이 있네

 

그분의 약속은

아프게 하려 하심이 아닌

기다림에 지치게 하심이 아닌

사랑의  돌보심이며

상처를 회복하려 하심이네

 

닫힌

묵묵히 기다리는 자에게

손을 내밀며

위로하는 얼굴은   

아픔이 있는 자들의 기쁨이며

 

열린

회복을 구하는 자에게

손을 내밀며

치료하는 손길은

치유와 회복의 감사 로다

 

예수, 나의 치료자

상한 마음과

병든 몸을 고치시니

회복케 하시는 이에게

모든 것을 드리며 나아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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