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와 배려가 오가는 하루 – 베이커리에서 배운 따뜻한 말 한마디”
"새벽을 여는 남편의 사랑, 베이커리에서 오가는 배려의 언어, 그리고 빌립보서 2장 4절 묵상까지. 감사와 존중이 깃든 따뜻한 하루 이야기."
새벽 3시 10분. 요즘 쓰리 김이 일어나는 시간이다. 세상은 아직 잠잠하지만, 불을 끈채 살금살금 출근준비를 하고 있는데 20여분이 지나자 알람이 울리고 또 한 사람이 부스스 일어난다. 바로 남편이다.
소리 없이 걸어 나와 거실 불을 환하게 켜주고 CCM 찬양을 틀어준다. 아직 눈도 덜 떠진 내게 습관처럼 건네는 말이 있다.
“내가 데려다 줄게. 준비됐어?”
“아니야, 오늘은 내가 혼자 갈게.
당신도 자야지.”
“괜찮아. 오늘은 더 춥다. 차로 데려다 주면 5분인데… " (녹음을 해야 할까보다. 매일 똑 같은 우리부부의 대화 )
그 짧은 대화 속엔 무수한 사랑과 배려가 담겨 있다. 그 사람은 늘 따듯한 말과 행동으로 나를 응원한다.
사실 어젯밤에도 일이 있었다. 퇴근하자마자 벗은 옷도 제대로 정리하기 전에 전화가 걸려왔다.회사 동료의 타이어가 터져 한참 외곽 도로에 멈춰 서 있다는 연락이었다. 남편은 씻고 나와, “먼저자고 있어 “왕복 40분 거리로 향했다.
밤 9시가 다 되었던 시간인데 인상 한번 쓰지 않고 피곤 하단 기색도 없이 웃는 얼굴로
“잠깐 다녀올게” 하고 조용히 나갔다. (체력이 좋은걸까? 우리남편 약골인데 ㅋㅋㅋ)
그런 사람이 매일 내 곁에 있다는 건 정말 큰 은혜다.
내가 일할 때는 "즐겁게 다녀와 즐겨~ ", 쉴 땐 "푹 쉬어", 늘 한결같이 따뜻한 말만 전해준다.
그런 마음을 안고 베이커리에 도착했다.
새벽 4시 베이커들이 clock in을 마쳤다. 베이커리의 아침은 분주하다. 오븐에서는 빵이 구워지고,
인사를 할 새도 수다를 떨 시간이 없이 사람들은 손을 바쁘게 움직인다. 하지만 그 안엔 시끌벅적한 소음이 아니라 배려가 만든 조용한 질서가 있다.
“Behind you~”
라이자(가명)의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다. 그녀는 카트를 조용히 밀며
내 뒤를 지나간다. 나는 딸기 크로와상을 장식하면서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대답한다.
“Got it! Thanks~”
이 짧은 대화가 우리에겐 일상이다. 서로의 자리를 지키면서도 부딪히지 않도록, 작업에 집중하면서도 방해받지 않도록,
말 한마디로 배려와 존중을 전하는 것이다.
주말이라 쉴새 없이 빵이 나온다. 딸기 크로와상을 예쁘게, 꾸미고 있었다. 한 개 한 개 위에
부드러운 생크림을 짜고 그 위에 딸기 조각5개를 살며시 끼워넣는다. 아무도 몰라도, 나는 그 시간을 참 좋아한다.
조용한 집중 속에서 나의 손길과 마음이 담겨가는 시간이니까.
우리 베이커리에서 자주 들리는 말들을 정리해 본다면 …
🍞 베이커리에서 배우는 ‘배려의 언어’
"Behind you~"
좁은 공간에서 누군가 뒤를 지나갈 때
조용히 말해주는 배려의 말.
"부딪히지 않게 조심하세요"라는 뜻이 그 안에 담겨 있다.
"Corner~"
모퉁이를 돌며
혹시 누가 있을지 몰라 미리 알려주는 말.
작지만 서로를 지켜주는 작은 알림이다.
"Got it! Thanks!"
"비하인드유~" 하고 말할 때
데코 중인 동료는 이렇게 응답한다.
뒤를 돌아보지 않아도
마음으로 받아주는 반응이다.
처음엔 낯설었지만 이제는 하루에 수십 번씩 오고 간다.
그 말들 하나하나가 이 공간을 따뜻하게 만든다.
서로가 서로를 조심하고, 살피고, 존중하는 말들이다.
이 작은 배려들이 일의 피로도, 감정의 마찰도 부드럽게 풀어주는 걸 자주 느낀다.
실제로 미국 하버드 연구에 따르면,
도움을 주는 사람은 ‘헬퍼스 하이(helper’s high)’라는 심리적 만족을 느낀다고 한다. 상대를 배려하는 말과 행동은 자신의 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하루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작은 행동 하나가 마음을 회복시키는 힘이 되는 것이다.
이런 하루를 보내며 오늘 쓰리김의 성경맛집에서는 빌립보서 2장 4절 말씀을 나누고 싶다.
“각각 자기 일을 돌아볼 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라.”
(빌립보서 2:4)
이 말씀 그대로의 하루를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 하나 앞서 나가려 하지 않고 서로를 돌아보며 일하는 시간. 그 속에서 나는 하나님이 기뻐하실 만한 ‘작은 천국의 그림’을 본 것 같다.
남편이 보여주는 사랑, 동료들이 나누는 배려, 그리고 내가 오늘 감사를 담아 꾸민 딸기 크로와상 하나하나 속에 말씀이 살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은
"나를 위해 새벽에 일어나주는 것",
"한 마디로 나의 뒤에 있는 자신의 존재를 알려주는 것",
"괜찮아요~" 하고 말해주는 것.
크지 않아도 매일 반복되기에 더 귀하다. 소리치지 않아도 진심이기에 더 강하다.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오늘도 나는 작은 감사를 모아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리고 기도한다. 내일도 누군가를 향해 따뜻한 말을 먼저 건넬 수 있는 내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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